이해찬 대표 PK 방문, 흔들리는 표심 공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부산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공공기관 부산 이전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PK(부산ㆍ울산ㆍ경남) 표밭을 다지기 위해 대형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부산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새로운 공공기관들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 검토하고 있어 용역결과가 나오면 각 시도와 협의해서 판단할 예정”이라며 “부산이 지역인재 채용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와 있어 참고해 판단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또 “부산은 전통적으로 해양수도로 발전해 왔다"며 "앞으로 2030년 월드엑스포와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유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이전대상 기관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꼽았다. 김 의원은 이달 12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여한 김 의원은 “동북아 물류허브라는 부산의 입지와 시너지를 이루고 정책금융기관의 집적효과를 통해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완성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부산시는 사상ㆍ해운대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총 사업비 2조188억원)과 부산신항ㆍ김해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8,251억원) 등에 대한 여당과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도 지역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필요성을 주장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산신항ㆍ김해 고속도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사상ㆍ해운대 간 고속도로가 민자 적격성 조사 대상에 각각 선정됐다”며 “이들 사업은 상반기 중 사업적정성 검토를 완료시킬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후 울산으로 자리를 옮겨 울산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민주당이 처음으로 울산에서 (시장에) 당선됐고 그래서 외곽순환과 공공병원 등 지역 숙원사업이 채택됐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형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재단을 통해 노사민정이 함께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의 확산을 검토하고 있어 울산을 그 대상으로 꼽은 것으로 해석된다.
PK지역은 지난해 민주당에 광역단체장을 몰아줬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자유한국당이 앞서는 등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4ㆍ3보궐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 지도부가 부산ㆍ울산 지역에 총출동해 민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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