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미안하다” 유서 발견
디지털 소멸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이름을 알린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폭행 혐의로 법원 출두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오전 4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신의 아파트 12층에서 밖으로 투신, 1층 화단에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그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심리적인 압박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송 대표 방안 책상과 화단에서 그가 남긴 유서를 발견했다. 두서없이 적은 6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경찰수사에 대한 심경 등이 담겼는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투신 당시 집에는 노모와 자녀 2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송 대표가 투신 전까지도 가족이나 지인에게 별다른 암시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11월 회사직원 A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어 A씨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켰다.
경찰은 그를 상습특수폭행ㆍ특수상해ㆍ공갈ㆍ상습협박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 대표를 수사해온 서울 강서경찰서는 송 대표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명빈 대표는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주장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2015년엔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란 책을 출간하며 관련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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