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그룹, 다음달 삼악산 로프웨이 착공
오색 케이블카 환경문제 검증 험로 예고
‘삼악산 맑음, 설악산 흐림.’
강원지역에서 추진 중인 케이블카 사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춘천의 상징인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삼악산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 공사가 다음달 시작된다. 반면 강원도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환경영향평가 등 10단계가 넘는 절차를 문제없이 완료해야 해 올해 하반기 착공이 불투명하다.
춘천시는 삼악산 로프웨이 시행자인 ㈜대명호텔앤리조트가 이르면 다음달 첫 삽을 뜬다고 13일 밝혔다. 대명 측은 이날 춘천시 송암동 의암야구장 내에 임시 사무실을 이날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공절차에 들어간다.
삼천동 수변공원에서 의암호를 지나 삼악산 7부 능선까지 3.6㎞를 운행하는 이 케이블카는 2021년 5월 완공 예정이다. 대명그룹이 사업비 550억원을 들여 완공해 춘천시에 기부채납 한 뒤,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시 관계자는 “2년 뒤 삼악산 케이블카가 운행에 들어가면 연간 127만명 가량이 찾아 500억원대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추진하는 오색 케이블카는 착공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법원이 올해 초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했으나, 여러 단계 검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16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재개되는 환경영향평가가 관건이다. 산양을 포함한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대책과 백두대간 및 국유림 사용허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립공원인 설악산에 추진하는 사업이기에 춘천 삼악산 등에 비해 절차가 까다로운 탓이다. 때문에 이 사업은 2015년 8월 조건부 승인을 받았음에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강원도는 지난 11일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기 위해 춘천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보이지 않는 인허가’로 여겨지는 여론의 향배도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변수다.
실제 생태보존이 목적인 국립공원에 대형 지주를 심어야 하는 이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더구나 오색 케이블카는 추진 초기 공무원이 경제성을 조작하다 들통나 벌금형을 받는 등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설악산 국립공원의 훼손을 막고 사회적, 신체적 약자의 문화향유권 확대 차원에서 오색 케이블카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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