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3년만에 법정에 서게 된 전두환 씨의 출석 장면을 보기 위해 전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과 광주지방법원에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광주지법에 모여든 시민들은 전씨의 사죄를 촉구하며 전씨의 출석현장을 지켜봤다. 전씨가 집권했을 당시 희생당한 사망자들의 유가족들과 직접 피해를 입은 시민들조차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창가에서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야유를 퍼부었다.
75분의 재판이 끝나고 전씨가 전과 다름 없는 입장을 고수하며 법정을 나오자 결국 시민들의 감정이 폭발했다.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드린 시민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전씨는 시민들의 항의를 외면한 채 다시 서울로 향했다.
전씨가 광주행에 오르기 전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씨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민재판을 규탄한다”며 전씨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군복을 차려 입은 집회 참가자들은 전씨가 광주를 향해 출발하자 철수하는 취재진을 향해 “빨갱이”라고 외치며 몸싸움을 걸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제지하는 경찰병력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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