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잠에서 깬 프로야구가 야구팬을 찾아간다. 한 달여의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주 귀국한 10개 구단은 12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아시안게임 때문에 일정을 앞당겼던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도쿄올림픽 티켓이 걸린 프리미어12(11월 2~17일)가 있어 역대 가장 빠른 개막(3월 23일)을 맞는다.
시범경기도 지난해처럼 팀 당 8경기만 치르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우선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만 4명이다. 염경엽(51) SK 감독은 지난해 단장으로 우승을 일군 뒤 3년 만에 사령탑에 복귀했다. 양상문(58) 롯데 감독 역시 LG 단장을 지내다 14년 만에 다시 고향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강철(53) KT 감독과 이동욱(45) NC 감독은 ‘초보’다.
이적생들의 활약상도 주목된다.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총액 125억원의 잭팟을 터뜨린포수 양의지(32)와 FA 계약 후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키움에서 LG로 이적한 내야수 김민성(31)이 대표적이다. 전 소속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배영수(38), 권혁(36ㆍ이상 두산), 장원삼(36ㆍLG), 배영섭(33ㆍSK) 등 베테랑 이적생들은 제2의 야구인생을 꿈꾼다. 지난해 12월 삼각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김동엽(29ㆍ삼성), 고종욱(30ㆍSK), 이지영(33ㆍ키움)도 시범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다.
신인 중에는 ‘중고 신인’ 이대은(30ㆍKT)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 복귀파인 이학주(29ㆍ삼성)와 하재훈(29ㆍSK)도 즉시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뛸 30명의 외국인선수 중에서도 새 얼굴만 19명에 이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타고투저 완화를 위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하향 조정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 비교해 다소 높았던 공인구 반발계수(공이 튀는 정도)를 국제 평균치에 맞춰 낮춘 것이다. 이밖에 KBO는 선수 부상을 방지하고 안전한 경기 운영을 위해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을 신설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악재도 나왔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 때문에 KBO는 올해부터 규정을 강화해 초미세먼지(PM2.5)가 150㎍/㎥ 또는 미세먼지(PM10) 30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하도록 했다. 또 광고 시장 침체에 따른 적자로 스포츠전문 케이블 3사가 시범경기 중계 편성을 포기하면서 야구팬들의 ‘안방 관전’은 어렵게 됐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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