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남자’는 제게 1등 인생작이에요.”
여진구가 데뷔 14년 만에 제대로 인생작을 만났다.
여진구는 최근 종영한 tvN ‘왕이 된 남자’에서 광대 하선과 왕 이헌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는 물론 강렬한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최고 시청률 역시 10.9%를 기록, 연기력과 성적을 모두 손에 쥐며 기분 좋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두 작품을 끝낸 기분이에요. 배운 건 두 작품 너머를 배운 것 같고, 감독님뿐만 아니라 선배님들, 스태프 한 분 한 분 모두 너무 큰 열정으로 촬영해주셨죠. 호흡도 너무 잘 맞았고, 촬영장 분위기도 이렇게 좋은 건 처음이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나이에,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서 앞으로 연기할 때 이 작품을 보면서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뜻 깊은 작품이었어요.”
이어 여진구는 극 중 하선과 이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던 소감 역시 덧붙였다.
“신경 쓸 게 굉장히 많았어요. 1인 2역 연기를 할 때는 이 그림이 어떻게 완성될지 상상이 안 되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실체가 있는 연기가 아니라 제가 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 하다보니까 쉽지 않았죠. 그렇지만 그게 확실히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신들을 연습하면서 신의 흐름이나 전체적인 계획을 많이 생각하게 됐고, 뭘 하든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하다 보니까 배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를 스스로의 ‘1등 인생작’으로 꼽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순위를 매기자면 1등 인생작이라고 할게요. 이런 말을 스스로 하는 게 부끄럽지만,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뭔가 저라는 배우를 이렇게 아껴주시고, 저라는 배우를 받아들여주신 현장이었거든요. 이전의 현장들이 그렇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찾을 수 있게 해준 현장이라 못 잊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달고 살았다면,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조금 더 제가 어떡하면 확신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목표를 세우게 됐다는 여진구는 자신의 주특기인 사극을 넘어 로코,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 활발하게 도전해 나갈 예정이다.
“배우라면 당연히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사극이라는 장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긴 하지만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제가 꿈꾸는 배우도 장르에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배우고요. 로코나 판타지 같은 장르도 해보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잘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좋지 않냐고, 왜 그런 도전을 하냐’고 물으시기도 하는데 저는 벌써부터 잘하는 연기만 하고 싶진 않아요. 모든 장르에 욕심내고 싶고, 아직은 성장하고 싶고, 아직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어렵고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1등 인생작’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또 다른 변신에 도전하는 여진구의 차기작은 tvN ‘호텔 델루나’다. 아이유와 주인공으로 호흡을 예고한 새 작품에서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와는 또 다른 남성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역 배우 출신’ 딱지를 떼고 ‘진구 오빠’로서 여심을 흔들고 있는 여진구의 새로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호텔 델루나’에서는 지금까지 보여드린 적 없었던 남성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을 선택한 이유 역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기대해주셨으면 해요.(웃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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