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풍계리ㆍ동창리 시설도 상당 유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8개월간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동했다’는 사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당국의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10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위해 고의로 유화적인 반응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 내용과 관련, ‘1차 북미정상회담부터 지난달 말 2차 정상회담 기간 북한이 6개 가량의 핵무기를 제조했다는 게 정보기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도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추가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지난해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비확산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핵폭탄 6개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특히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도 상당 부분 기존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정상회담 이후 동창리 위성사진을 미국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자세히 분석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해체의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발사대 주변의 단지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도 주요 시설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중단(모라토리엄)을 끝내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 확장이나 발사대 복구를 더는 ‘가짜뉴스’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 의도적으로 과장된 낙관론을 폈던 트럼프 대통령마저도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비핵화를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NYT의 이날 보도는 2차 북미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문을 제기해 온 워싱턴 조야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38노스 등은 2차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부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복구된 것으로 보이며,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도 미사일 및 우주로켓 발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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