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은 경찰폭력 실태를 고발ㆍ규탄하고 월권적 잔혹 행위의 종식을 촉구하는 ‘국제 경찰폭력 근절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Police Brutality)’이다. 1997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시작됐다.
캐나다 작가 루이즈 페니의 작품 속 살인수사팀 팀장 ‘가마슈 경감’과 그의 형사들의 인격과 사뭇 다르게, 경찰폭력 특히 시위나 일상적 폭력에 대응하는 경비ㆍ순찰 파트와 반사회적 진영을 경계ㆍ감시하는 정보 파트 공권력의 가시적ㆍ비가시적 폭력은 서울이나 LA나 파리나 몬트리올이나 큰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미국에 뿌리를 둔 종교 극우단체 ‘Human Life International(HLI)’이 1995년 4월 연차 총회를 몬트리올에서 개최했다. 81년 출범해 40여개국에 지부를 둔 HLI는 낙태 반대 등 반페미니즘 이슈와 반동성애, 성교육ㆍ피임 금지, 무슬림과 유대인 배척 등 총체적 혐오ㆍ차별의 근거지 중 하나다. 그 행사에 맞서 캐나다 여성단체와 진보ㆍ학생운동 진영이 반대 시위를 기획했다. 19일 총회 첫날, 2,500여명의 시위대가 행사장을 에워쌌다. 그들의 구호는 ‘인종주의ㆍ성차별주의ㆍ반동성애자 아웃’이었다.
행사 후 ‘낙태 반대’ 시위의 일환으로 숙소까지 촛불 행진을 벌이려던 HLI 총회 참가자 1,300여명의 계획은 당연히 무산됐지만, 해산 과정에 반대 시위 참가자 일부가 달걀과 물을 채운 콘돔 등을 HLI 회원들과 경찰에 투척했다. 경찰의 과잉ㆍ폭력 진압이 시작됐다. 당연히 경찰 폭력은 시위대의 폭력에 댈 게 아니었지만. 폭력의 독점권자인 공권력(경찰)은 시민들만 체포ㆍ기소했다.
이 일을 겪은 피해자와 목격자, 소수민족(인종) 집단 대표자, 성소수자, 청년단체와 진보 정치단체 회원 등이 주축이 돼 그해 8월 ‘경찰폭력에 대한 포괄적 반대운동(COPB)’을 결성했다. 그들은 일상적인 경찰폭력을 고발하는 일련의 활동과 대응 매뉴얼 등의 소책자를 제작ㆍ배포하고, 피해자 법률 구제 활동을 전개해왔다. ‘근절의 날’ 행사의 핵심은 시가행진. 저항적 의미로 주최 측은 행진 경로를 사전에 경찰에 고지하지 않는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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