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이후 순절한 매천 황현(1855~1910)과 여성 독립운동가 윤희순(1860~1935)의 유물, 서울 한양대학교 옛 본관 등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매천야록’을 비롯한 매천 황현 관련 문화 유산 4건과 윤희순 ‘의병가사집’ 등 항일 독립유산 5건, 한양대 옛 본관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황현은 역사가, 시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가 작성한 매천야록은 1864년 대원군 집정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 약 47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한말에 세상을 어지럽게 한 위정자의 사적인 비리, 비행과 일제의 침략성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항도 담겼다. 황현이 저술한 ‘오하기문’을 비롯해 시문, 유묵ㆍ자료첩, 교지ㆍ시권ㆍ백패통 등도 문화재로 등록됐다.
‘의병가사집’은 윤희순이 의병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쓴 가사를 이어 붙인 책이다. 윤희순은 ‘안사람 의병가’ ‘의병군가’ 등을 작사ㆍ작곡해 부르게 하고, 군자금을 모금하는 등 의병 운동을 독려했다. ‘의병가사집’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크고, 근대 가사와 순 한글 표기 방식을 엿볼 수 있어 국어학ㆍ국문학 연구 등의 중요 기록 자료로도 가치가 높다.
한양대 옛 본관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건립됐다. 외관을 석재로 마감하고 정면 중앙부에 열주랑(列柱廊)을 세우는 등 당시 대학 본관 건물이 활용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디자인 요소들이 잘 보존돼 있다.
매천야록 등 6건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최종 등록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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