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새로운 로켓이나 미사일 실험에 나선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꽤 실망할 것(pretty disappointed)”이라고 재차 밝히면서, 조만간 한국 카운터파트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 재건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북한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정상회담에도 열려있다”고 말해 북한을 상대로 한 강온 양면 전략을 이어갔다.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 정부와 북한 간의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볼턴 보좌관은 “아는 바가 없다”면서 다만 한국이 북한과 소통했을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내일 오전 한국 카운터파트와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움직임이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 등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이 언급한 한국 카운터파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 보인다.
이들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동향에 따른 대응 방안과 함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후속대책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는 한국 시간으로 11일 저녁 전화 통화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국 언론과 북한전문매체는 상업용 위성 사진의 분석 결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복구된 것으로 보이며, 평양 외곽의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도 미사일 및 우주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와 관련 “우리(미국)는 그들(북한)의 행동을 정확하게 지켜보고 있다. 정보 요원들이 매일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능력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정하고 싶지 않다”면서 말을 아꼈다.미 정부와 당국이 북한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논란의 확산을 경계한 것이다.
한편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경우 협상을 무산시킬 수도 있냐는 질문에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신뢰하고, 그 같은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아직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정상회담에도 열려있다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의 미래가 훌륭할 것이라고 진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볼턴 보좌관은 “경제 제재가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지렛대가 북한이 아닌 우리(미국) 쪽에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그는 옳은 합의를 원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