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국내 시장 15% 점유율 ‘붕괴’
“굿 스타트” 삼성 갤S10 품귀 현상
국내에서 17%대를 유지해 오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5% 밑으로 내려앉았다. 국내와 함께 주력 중인 북미에서도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반등이 절실한 만큼 상반기 출격을 앞둔 ‘LG G8씽큐’와 ‘LG V50씽큐 5G’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고전을 겪고 있는 건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XS’ 시리즈 판매량이 부진해 중국에서만 올해 두 차례나 대대적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 유일하게 웃고 있는 제조사는 삼성전자로 보인다. 지난 8일 한 발 앞서 신제품 ‘갤럭시S10’ 시리즈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각국에서 예약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흥행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점유율은 14.3%로 삼성(60.3%), 애플(16.7%)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점유율 17.0%로 삼성(55.0%)에 이은 2위를 지켰지만, 2017년 애플(17.7%)에 밀려 3위(17.4%)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점유율이 14%대까지 하락한 것이다. 북미에서도 작년 출하량(2,360만대)이 전년(2,890만대)보다 감소하면서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6.9%에서 15.9%로 줄었다.
LG전자는 상반기 전략 프리미엄 제품 G8씽큐와 V50씽큐에 사활을 걸었다. 권봉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간담회에서 “주력 시장인 미국과 한국에서 시장 지위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G8씽큐 국내 공식 출시일은 22일이다. 출고가는 89만7,600원으로 전작 ‘LG G7 씽큐’(89만8,700원)보다 소폭 낮아졌고, 최소 105만6,000원부터 시작하는 갤럭시S10 시리즈(프리미엄 제품군 기준)보다 저렴하다. 삼성전자가 중가 시장을 위해 별도로 내놓은 갤럭시S10e(89만9,800원)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다만 권 사장이 “5세대(5G) 통신 시장을 재도약 기회로 삼겠다”며 출시하는 V50씽큐는 예상보다 출시 시기가 늦어질 전망이다. 5G폰 출시를 위해 자체 칩세트를 탑재시키는 삼성, 화웨이 등과 달리 LG전자는 퀄컴으로부터 칩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퀄컴의 양산 일정 때문에 늦으면 5월까지 밀릴 수도 있다. 삼성 5G폰 ‘갤럭시S10 5G’는 4월 초 출시 예정이다. 5월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접히는)폰 ‘갤럭시폴드’도 출시되기 때문에 보조 화면 역할을 하는 별도 디스플레이를 끼워서 사용하는 방식의 V50씽큐 ‘듀얼스크린’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파격적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한 신제품인 갤럭시S10은 유통 현장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서울 신도림 등 휴대폰 집단상가에서는 특히 출고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S10플러스 128GB 모델이 물량이 동이 나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2월 25일~3월 5일 예약구매 기간에도 구매자가 몰려 아직 제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삼성전자는 예약구매 개통 일정을 이달 30일까지로 연기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삼성전자 영국법인이 갤럭시S10 영국 예약판매가 역대 갤럭시 판매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고,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GSM아레나는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예약판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점유율 0.8%로 굴욕을 맛봤던 중국에서도 반응이 좋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蘇寧)에 따르면 갤럭시S10 출시 후 10분간 판매량이 갤럭시S9 대비 395% 증가했다.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궈밍치(郭明錤) 대만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갤럭시S10 예상 출하량을 기존 3,000만~3,500만대에서 30% 늘린 4,000만~4,500만대로 상향했다. 그는 “수요가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며 “아이폰보다 카메라, 무선충전 등 기능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