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년간 서서히 진행…50세 넘으면 매년 검진을
수술 전 방사선ㆍ로봇수술로 환자 삶의 질↑
대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탄력ㆍ확장성이 좋아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설사 빈혈 변비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 환자로서는 조기 식별이 어렵다. 특별한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이창균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암 증상은 몸이 약해졌다고 느낄 정도로만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80% 이상은 5~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50세 이상은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유전ㆍ환경 요인이 모두 적용되는 ‘대장암’
대장암은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직장암, 좌ㆍ우측 대장암으로 구분한다. 위치별로 증상은 다르다. 항문과 연결된 부위에 생기는 직장암은 혈변, 점액변이 주증상이며 좌측 대장암은 변비, 점액변, 장폐색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측 대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설사, 체중 감소, 변비 등이 생긴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2배, 비만은 2~3배, 흡연ㆍ음주는 1.5배 정도의 발생 위험률을 늘어난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주ㆍ금연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이 교수는 “대장내시경검사로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ㆍ제거해야만 대장암을 예방하고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며 “선종 단계에서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의 진행성 대장암은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했다.
현재 만 5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분변 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대장암 여부를 확진하기 위한 내시경검사도 무료다. 하지만 분별 잠혈검사 결과, 양성인 환자가 내시경을 받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수술 전 방사선치료와 정교한 로봇수술
각종 검사로 정확한 종양 위치를 확인하고 병기(病期)기 알았다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최적화된 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방사선치료와 수술이 대표적이다.
2~3기 이상으로 진단된 진행성 직장암은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하면 재발률이 낮고 항문 보존의 가능성이 높다.
임유진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과 삶의 질 저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권하고 있다”며 “암 진단 당시 영상을 기초로 직장 부위의 종양과 주변 림프절 영역에 대한 치료계획 수립을 통해 맞춤형 정밀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직장암의 수술은 매우 까다롭다. 골반뼈 안에 있는 직장에서 발생하며, 암이 항문에 가깝게 있으면 항문을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암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배변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수십 차례 잦은 배변, 하복부 불편감, 변실금 등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길연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 보존은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며 “정교한 로봇수술로 항문 등 주변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직장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로봇수술은 3차원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으며, 확대가 가능해 안정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로봇 손목을 자유자재로 꺾을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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