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궁지에 몰린 베네수엘라, 대사추방ㆍ언론탄압도 극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궁지에 몰린 베네수엘라, 대사추방ㆍ언론탄압도 극심

입력
2019.03.07 16:32
수정
2019.03.07 18:08
17면
0 0
‘내정 간섭’을 이유로 6일 추방 명령이 내려진 다니엘 크리너(가운데) 베네수엘라 주재 독일대사가 지난달 19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왼쪽) 국회의장의 옆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내정 간섭’을 이유로 6일 추방 명령이 내려진 다니엘 크리너(가운데) 베네수엘라 주재 독일대사가 지난달 19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왼쪽) 국회의장의 옆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독일 대사를 ‘내정 간섭’을 이유로 추방했다. 같은 날 10시간 가까이 억류됐던 미국인 기자에게도 석방 후 본국 송환 조치가 내려졌다. 숨통을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마두로 정권이 보복 조치와 언론 탄압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자국 주재 다니엘 크리너 독일 대사를 추방하기로 하고 48시간 내에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크리너 대사는 야당의 극단주의자 세력과 연대해 내정에 간섭했다”라면서 추방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일 크리너 대사는 다른 서방 외교관들과 함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귀국할 때 공항으로 가서 그를 영접했다. 과이도 의장은 출국금지 명령에도 불구, 지난달부터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남미 인접국 순방길에 올랐다. 과이도 의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 여러 국가 외교관들이 함께 도왔으나, 크리너 대사만 표적인 된 셈이다.

미국의 프리랜서 기자 코디 웨들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보도하고 있는 모습.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프리랜서 기자 코디 웨들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보도하고 있는 모습.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같은 날 오전에는 미국인 기자 코디 웨들이 수도 카라카스의 자택에서 베네수엘라 군 방첩 요원들에 의해 강제 연행 후 구금되기도 했다. 웨들은 4년간 베네수엘라에서 취재 활동을 해온 프리랜서 기자로 최근 미국 ABC방송 계열사인 마이애미 지역방송에 과이도 의장의 남미 순방 후 귀국 사실을 보도했다.

웨들의 동료인 베네수엘라인 카를로스 카마초도 이날 자신의 집에 있다가 함께 체포돼 구금됐다. 10시간 억류 끝에 이날 오후 9시쯤 두 사람은 풀려났지만, 본국 송환 조치가 내려진 웨들은 카라카스 국제공항으로 보내져 미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베네수엘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에만 36명의 언론인이 구금됐으며, 이중 일부는 추방됐다. 지난 주에는 미국 텔레비전 네트워크 ‘유니비전’ 소속 기자 조지 라모스를 비롯한 스태프 6명이 구금돼, 휴대폰과 카메라 등을 압수당하기도 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6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마두로 정부과 거래하는 외국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8일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 당시 찍힌 사진. 워싱턴=AP 뉴시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6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마두로 정부과 거래하는 외국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8일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 당시 찍힌 사진. 워싱턴=AP 뉴시스

언론 탄압 조치에 미 정부와 인권단체의 비판이 이어졌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의 호세 미겔 비반코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절박한 마두로 정권은 할 줄 아는 유일한 행동, 탄압과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마두로 정권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면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킴벌리 브라이어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는 “기자인 게 범죄는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압박은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패한 네트워크에 이익이 되는 불법 거래에 연루된 외국은행들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경고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역시 마두로 대통령과 관련된 77명의 미국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