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연안 공장 탓 미세먼지 ‘산둥 괴담’ 근거 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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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연안 공장 탓 미세먼지 ‘산둥 괴담’ 근거 약한 이유

입력
2019.03.07 15:10
수정
2019.03.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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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많지만 환경기준 가장 엄격… 산둥성 공기질 개선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진 6일 희뿌연 서울 가양대교 부근 도로에 설치된 알림판에 노후 경유차 단속과 운행제한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 전국이 연일 신음하면서 중국 책임론이 거세다. 특히 원흉으로 부각된 건 산둥(山東) 괴담이다. 중국이 서해와 맞닿은 동부 연안에 고의로 공장들을 대거 옮겨 오염물질을 쏟아내면서 인접한 한국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중국이 해안을 생산 거점으로 집중 육성한 것은 사실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92년 우한(武漢),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상하이(上海) 등을 시찰한 뒤 개혁개방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발표한다. 이때 제시한 것이 선부론(先富論)이다. 모두가 동시에 잘 살 수는 없으니 동부 해안을 먼저 개발해 부유해지면 이를 기반으로 중서부 내륙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구상이다.

이후 산둥, 장쑤(江蘇), 저장(浙江), 푸젠(福建), 광둥(廣東), 상하이 등 동부 연안 중심도시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공장과 인구가 늘면서 현재 중국 전체 소각시설의 53%, 화력 발전소의 35%가 이들 지역에 포진해있다. 기업에 물리는 오염배출 비용 부담률도 32%에 달한다. 거칠게 말하면 중국 전체 생산시설의 3분의 1이 동부 연안에 몰려있는 셈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산둥 괴담은 개연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도시가 발전하고 주민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 결과 동부연안은 중국 내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높고 환경 기준도 가장 엄격한 곳이다.

실제 산둥성의 경우 미세먼지 오염농도가 2013년 세제곱미터당 90㎍에서 2017년 50㎍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다른 5개 성과 도시도 오염수치가 매년 완만하게 감소해 최근 5년간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공장 가동으로 에너지 사용과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난 반면, 배출 기준 강화에 따른 긍정적 요인이 이를 상쇄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공기 질이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으로 건너가는 미세먼지가 중국 해안이 아닌 주로 내륙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북부지역에 철강, 유리 등의 생산시설이 몰려있는데, 공장에서 배출한 오염물질과 뒤섞여 쌓여있던 무거운 공기가 강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형 또한 커다란 분지 형태여서 미세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동부 연안은 상대적으로 공기가 가벼운데다 해안과 맞닿아 있어 오염물질이 퍼져나가기 수월하다. 한반도를 덮칠 만큼 응축된 형태로 남아있기 쉽지 않다.

중국 동부 연안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 데는 정치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2014년 균형발전을 지시하면서 공장을 대거 지방으로 이전한 것이 와전돼 결과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산둥이 표적으로 부각된 것이다. 특히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어 미세먼지 갈등을 증폭시켰다. 공교롭게도 중국은 사드에 맞선 S-400 미사일을 산둥에 배치할 참이다. 산둥 소식통은 7일 “특정 지역에 화풀이할 게 아니라 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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