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승무원을 양성하는 항공운항과 신입생 선발 시 남성에게 아예 지원자격을 주지 않는 건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7일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인하공업전문대학이 항공운항과 특별전형에서 지원자격을 여성으로 못박은 건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인하공전 항공운항과는 신입생 선발 때 줄곧 여성 지원자만 받다가 2015년부턴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일반전형에 한해 남성에게 지원자격을 주고 있다. 다만 신입생의 90%를 선발하는 특별전형에는 여전히 여성만 응시할 수 있다.
대학 측은 인권위 조사에서 “특별전형은 직업교육의 특성, 전문대학 설립 목적을 적극 고려해야 하는데 남성과 여성이 1대 100 정도의 비율로 채용되는 승무원이란 직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특별전형에서 여성만 선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학생 선발은 대학의 자율 항목에 해당하고 이는 존중돼야 한다”며 전국 20여 대학에 개설된 항공운항과에서 남성을 선발하는 만큼 진정인이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인권위는 “특별전형의 본질은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성별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승무원으로 여성이 많이 채용된다는 사실은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차별적 고용구조일 뿐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고려해야 할 특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다른 대학 항공운항과에 남성이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는 대학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이 학교 졸업생의 약 50%가 대한항공에 취업해 다른 학교 항공운항과보다 취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지원자에게 다른 학교로 가라는 건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특별전형에서 지원자격을 특정 성별로 제한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대학 측에 남성에게도 지원 자격을 주라고 권고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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