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출마? 그리울 것” vs “왜 나한테 집착?”… ‘좋아요’ 건수 폭발적 급증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트위터 상에서 ‘잽’을 주고받았다. 대선 전후로 정치적 앙숙이 된 두 사람답게 서로를 비꼬면서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계기는 전날 발표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내년 대선 불출마 선언.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싸움’을 걸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사기꾼ㆍCrooked) 힐러리 클린턴이 2020년(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확인하면서 백악관을 향한 세 번째 도전 가능성을 배제했다. 오 이런, 그건 내가 다시 그와 맞붙지 못할 것이라는 뜻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재선을 노리는 자신이 내년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면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그립다’라는 말로 포장했을 뿐, 2년여 전 선거에서 자신에게 패한 상대방을 조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뉴욕의 방송국인 ‘뉴스12’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게시 40분 후에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2004년 작 할리우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한 토막으로 만든 ‘움짤’(사진, 동영상 등을 캡처해 만든 이미지 파일로, ‘움직이는 짤방’의 줄임말)을 게시했다. 여자 배우가 상대방을 깔보는 표정으로 “너는 왜 그렇게 나한테 집착하니?”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해당 움짤에는 이 대사도 자막으로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에 대해 상대하기 귀찮다는 ‘무시’로 응수한 것이다.
두 사람 간 ‘트윗 공방’은 온라인 상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한국시간 6일 오후 10시55분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13만 516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비슷한 시간에 게시된 다른 트윗이 5만 8,577개의 ‘좋아요’를 받은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클린턴 전 장관의 트윗에는 무려 22만 92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평소 때의 1,000~1만개의 ‘좋아요’ 건수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셈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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