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벽 설치했어야” 안전사고 도마에.. KBS “재발 방지 노력”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조들호2’) 촬영장에서 6일 오전 일부 스태프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차량이 카메라 스태프들에 돌진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조들호’ 제작진은 인천 중구 운남동의 한 도로에서 차에 탄 이자경(고현정)과 한민(문수빈)이 다른 트럭에 치어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트럭에 부딪힌 다른 차량이 뒤로 밀려 스태프 쪽으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맨 앞에서 촬영을 하던 스태프가 발목을 다쳤다. 드라마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5명의 스태프가 인근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았다”며 “다행히 골절상을 입은 스태프는 없었고 한 스태프가 발목을 다쳐 반 깁스를 한 채로 나왔다”고 말했다. KBS 관계자는 “제작진은 사고 관련자들에 사과했고 부상자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드라마 현장의 취약한 안전 문제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두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차량 충돌로 인한 스태프 보호를 위해 현장에 방어벽을 설치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KBS 관계자는 “튕겨 나갈 차량에 와이어를 연결해 충돌 후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그 충격이 세 차량이 더 밀려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들호2’ 제작진은 허가도 받지 않고 도로 촬영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중구의 도로에서 촬영을 하려면 인천 중구청 등에 도로 점유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 촬영 당시 관할 구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KBS 관계자는 “촬영 전 경찰서와 구청에 촬영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구청에서 행정 절차 처리에만 일주일이 소요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인적이 없는 지역에서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촬영을 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촬영 시간에 쫓겨 절차를 무시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조들호2’ 뿐 아니라 대부분 드라마 야외 촬영이 사전 허가 없이 이뤄진다”며 “예산과 촬영 시간에 쫓겨 현장 안전 문제가 등한시되는 제작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량 사고 후 중단됐던 ‘조들호2’ 촬영은 이날 오후 재개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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