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미세먼지는 환경부 소관’ 손놓아
대통령 지시에 비로소 호들갑 떨며 분주
국내 강력 대처해야 중국 협력 길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미세먼지 긴급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양국 간 인공강우 기술협력과 공동예보 시스템 마련, 대용량 공기정화기 보급을 위한 어린이집ㆍ유치원 재정 지원,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폐쇄 등을 적극 검토하라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과 외출 자제”만 되뇌던 정부가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만시지탄이나 다행이다.
그러나 거론된 긴급대책은 당장의 국민적 고통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안 보인다”는 비난 속에 야당이 “문세먼지”라고 공격하고, 심지어 탈원전 정책에 뭇매를 놓는 상황에서 무엇이든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미세먼지 상당량의 발원지인 중국을 향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해진 정부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마스크 착용과 외출 금지만 되풀이 하며 마냥 손놓고 있던 정부의 안일함마저 면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를 제외한 정부 부처들은 그동안 미세먼지 대응에 손을 놓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틀 연속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고 총리가 사과를 하자 그제서야 교실 공기정화장치 설치 계획을 1년 앞당기겠다(교육부)고 하고 어린이집을 방문하거나(복지부 장관) 미세먼지 대처법 보도자료를 돌리는(식약처) 등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니 대책에 고민의 흔적이 묻어 있을 리 없다. 재탕 삼탕에 대통령 지시만 이행하는 시늉을 되풀이 할 뿐이다. 정쟁으로 날을 새던 여야도 어제야 공공시설 공기청정기 설치 등을 위한 미세먼지 관련 법안 처리에 뒤늦게 합의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중국만 탓하며 국내 미세먼지 발생에 안이하게 대처하던 정부와 정치권이 이 문제를 일회성으로 넘기려 한다면 국민 신음만 커질 뿐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미세먼지 책임론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공해물질 배출 감축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은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우리가 강력한 국내 미세먼지 감축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순서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노후 석탄발전소를 조속히 폐쇄하고 자동차 2부제도 강제 시행해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배출 기준을 더 강화하고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관련 사업장과 노후 경유 차량에 대한 대대적 단속과 지원을 통해 배출량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 민관 합동으로 쓰레기 배출량과 소각량을 감축시키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그런 노력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중국을 설득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효과를 따지기 앞서 무엇이든 하려는 몸부림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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