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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전문 대표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입력
2019.03.07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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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이다. 알게 모르게 초록빛 움직임이 부산하다. 유유한 흐름을 시작하는 강물을 바라보며 다시금 변화의 흐름을 느껴본다. 전 세계적으로 물관리 여건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물관리 패러다임은 ‘통합’이다. 인구는 늘어나고, 시설은 노후화되고, 기후변화로 수자원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물관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수자원과 상하수도의 통합 등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물산업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유엔은 국제사회가 앞으로 10년 동안 물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워터 액션 데케이드”를 선포했다. 2015년부터 전 세계의 복잡다단한 물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 물관리 기술 개발 및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의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파괴적 혁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는데 최근에는 물을 한 방울, 한 방울 스마트하게 관리하기 위한 물관리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시작되고 있다. 물관리에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의 테크캐스트 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물산업은 하이테크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2040년경에는 연간 1,000조원 규모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특히 물산업은 산업 범위 내 운영, 건설, 제조의 각 부문이 상호 긴밀히 연계되는 가치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듯 물산업은 파급효과가 큰 산업으로 미래의 전략산업이 될 것이다.

이에 미래 물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각 국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물산업 강국들은 민관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 물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 활성화 전략을 통해 자회사 및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였다. 싱가포르는 자국 수자원공사(PUB)를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70개가 넘는 세계적 기업 및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물산업 제조 강국인 독일도 물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물 4.0’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물산업 시장은 녹록치 않다. 오랜 시간 수량과 수질의 이원화된 물관리로 물산업 경쟁력은 상당부분 약화되어 있다. 또한 국내 물기업은 전체의 97.9%가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충분한 재원확보를 통한 적극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어려운 구조이다. 당장 세계 시장에서 물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내 물산업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촉진하여야 한다. 해외시장으로의 확대, 기술개발 및 기술사업화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추진동력이 필요하다.

때마침 작년 6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환경부로 물관리가 일원화되었다. 수질은 환경부, 수량은 국토교통부로 나누어 관리하는 모순이 20여년 만에 극복된 것이다. 또한 물관리기본법과 물산업진흥법이 함께 제정되어 대한민국 물관리의 혁신기반이 갖추어졌다. 이제는 새롭게 제정된 법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물관리 혁신의 라이브 테스트베드로 만들 전략과 실행이 요구된다. 기술과 능력을 갖춘 물전문 대표기업의 해외진출을 통해 연쇄효과를 노리는 것도 국가 물산업을 육성할 좋은 방안이다. 세계 물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물전문 대표기업은 국내 중소 물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우리는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약화된 경쟁력을 극복하고 새로운 물산업 강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수자원과 수도, 수량과 수질·수생태를 함께 아우르는 것은 이미 세계적 통합물관리 패러다임이다. 이에 맞추어 우리는 물관리 혁신과 국가 물산업 육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미래 물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우리나라 물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지는 이제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다.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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