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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을 한 곳서… 복합점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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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을 한 곳서… 복합점포 뜬다

입력
2019.03.07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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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방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A(39)씨는 지난해 그간 거래가 없던 B은행 지점을 찾았다. C은행의 연 1%대 시장금리부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에 맡겼던 사업 유동자금을 보다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옮기고 싶어서였다. B은행도 마찬가지로 연 1%대 상품 밖에 없었지만, B은행 직원은 “증권사에 연 3%대 상품이 있다”며 같은 공간에 있는 증권계열사를 안내해줬다. 이 지점은 은행과 증권사가 같이 있었던 복합점포였던 것이다.

증권사 직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BㆍC은행 보다 수익률이 1%포인트 더 높아 1년간 1억원 투자 시 100만원 더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해줬다. A씨는 며칠 후 C은행에 있는 자금을 모조리 이 증권사 상품으로 옮겼다. B은행 관계자는 “복합점포가 아니었다면 다른 증권사를 찾았을 A씨를 놓쳤을 것”이라며 “복합 점포의 시너지 효과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한 공간에서 종합적인 자산관리(WM)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예ㆍ적금뿐 아니라 증권사나 보험사 상품 등도 판매할 수 있는 점포는 늘려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인천 송도에 은행ㆍ증권 복합점포(KB GOLD&WISE 송도센트럴파크)를 개설했다. 이 점포는 송도 지역의 첫 은행ㆍ증권 복합점포다. 신한금융도 지난달 충남 천안(천안불당금융센터)과 경기 일산(일산중앙금융센터)에 은행ㆍ증권 복합점포를 잇따라 오픈 했고,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에 은행ㆍ증권 복합점포인 ‘판교WM센터’를 열었다.

[저작권 한국일보]주요 금융지주ㆍ은행이 운영 중인 복합점포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주요 금융지주ㆍ은행이 운영 중인 복합점포_김경진기자

은행들은 갈수록 고객 발길이 줄어드는 일반 점포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줄여 나가고 있지만, 복합점포는 오히려 늘리는 추세다. 복합점포는 고객이 한 공간에서 은행과 증권업무를 볼 수 있어 편리한데다 은행과 증권사 직원(PB)이 한 팀을 구성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도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일부 PB센터에서만 주로 했던 자산관리에 대한 일반 고객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고, 그만큼 대중화됐다”고 말했다.

복합점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 증권, 보험사의 사무공간을 각각 분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칸막이 규제’에 막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2014년 다른 업권 점포 간 상담공간의 공동 이용과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본격 확대했다. 작년 말 기준 복합점포는 신한금융 70개, KB금융 66개, 하나금융 24개, 농협금융 12개, 우리금융 7개, IBK기업은행 19개 등 약 2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물리적 장벽뿐만 아니라 직원간 심리적 장벽도 컸다. 실적 압박에 직원들이 같은 계열사라도 고객을 소개해주는 데 거부감이 컸던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직원이 증권사 상품을 권유하다가도 은행 고객의 자산이 증권사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소개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실적평가에 협업 점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해 최근에는 직원들 간 벽이 많이 허물어졌다”고 소개했다.

다만 보험복합점포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반발과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가 있어 당국은 금융지주나 금융그룹에 최대 3개까지 보험복합점포를 허용했다가 지난해 5개 보유로 완화했지만, 일부 금융지주사는 실적이 좋지 않은 보험복합점포를 없앨 정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방카슈랑스와 겹치고,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은 아직까지 설계사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져 고객들이 복합점포는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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