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인재영입위원장 제안… “공천서 계파 갈등 가능성” 우려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를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민주연구원장직을 제안 받은 상황이라, ‘친문’ 핵심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일 “당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이해찬 대표가 백 전 비서관에게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청와대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맡았던 백 전 비서관의 경험이 당의 인재발굴 작업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은 올해 초 청와대를 떠나 지난달 민주당으로 복당한,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양정철 전 비서관을 만나 당의 총선 전략과 정책 등을 가다듬을 싱크탱크 역할을 할 민주연구원장직을 제안했다. 김민석 현 원장의 임기는 올해 5월까지다. 이처럼 당의 전략과 인재영입이라는 양대 축을 친문 인사들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당내에서 친문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5월 신임 원내대표로 대표적 친문 인사인 김태년 전 정책위의장이 선출될 경우 친문 진영의 당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주 예정된 개각을 통해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중진 의원들이 대거 당에 복귀하는 것도 친문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당 밖에 머물던 친문 인사들까지 끌어들여 당의 요직을 맡기려는 이면에는 정부 철학을 공유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들로 내년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에 당의 주축인 친문 세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우려할 일은 아니다”라며 “그만큼 내년 총선이 정권과 여당에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충성 경쟁과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여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원우 전 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최근 청와대에서 당으로 돌아온 친문 핵심인사들과 만찬을 하며 구체적인 당내 역할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 전 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보를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당직은 맡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물밑에서 당청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임 전 실장이 초기 청와대에 있으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당에 와서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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