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국현) 신임 관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이웃집 같은 친근하고 개방적인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관장은 5일 서울 소격동 국현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이 말하고 남북한 미술 교류 활성화, 한국 미술 정체성 강화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윤 관장은 “미국과 옛 소련이 화해 무드에서 첫 번째로 한 사업이 미술 전시 교류였다”며 “이러한 미술의 힘이 남북을 아우르는 데도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관장은 20여년 전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평양 미술계를 직접 돌아보고 책을 냈었다.
한국 미술의 정체성 확립 방안과 관련해 윤 관장은 “한국에선 근ㆍ현대미술사 관련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교과서 같은, 현대 미술을 정리한 연구 성과의 집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술관 내ㆍ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팀을 구성해 통사 작업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윤 관장은 취임 직후 불공정 인사의 수혜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장 공모 과정에서 최종 후보 3명이 역량 평가를 받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1차 평가 결과를 무시하고 재평가를 치러 코드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윤 관장은 “잘하라는 격려로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민중미술계와 가까워 국현의 전시와 연구 방향성이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윤 관장은 “저는 민중미술 장점을 잘 이해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비평가로서 발표한 1,000여편의 글 중 민중미술 비중은 10%도 되지 않으며, 두루두루 통섭하는 균형 감각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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