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팀은 안녕하십니까] 한화 한용덕 감독
정근우-송광민-호잉-김태균-이성열-하주석 1~6번 막강 라인업 구상
“처음 캠프에 왔을 때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감독 데뷔 첫해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끈 한용덕(54) 감독은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한결 여유를 찾았다. 4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 장소인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한 감독은 “시즌 구상은 머리 속으로 다 끝났다”며 “토종 선발과 야수들의 포지션 중복 문제가 고민거리였지만 선수들의 준비 상태나 훈련 과정이 잘 진행돼 고민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포지션 중복 문제를 풀어간 키 플레이어는 고참급 야수인 김태균(37)과 정근우(37)였다. 한 감독은 “(김)태균이의 처음 몸 상태를 보고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 준비를 잘했다고 느꼈다. 작년엔 (정)근우가 (김태균이 부상 탓에 자리를 비운) 1루에 들어갔지만 태균이의 쓰임새가 많아질 것 같아 근우를 다른 쪽으로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이 붙박이로 1루를 지키면 발 빠르고 수비 센스가 좋은 2루수 출신 정근우를 캠프 기간 중견수로 실험할 수 있다. 실제 정근우는 연습경기 내내 중견수로 출전해 적응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강한 바람이 부는 변수에도 낙구 지점을 포착해 실수 없이 수비를 소화했다. 한 감독은 “태균이나 근우 모두 훈련 일정을 빡빡하게 잘 소화해 결과도 좋게 나올 것 같다”며 “근우는 새로운 자리에서 순조롭게 잘 적응을 하고 있고, 옆에 (이)용규나 제러드 호잉이 보완을 해줄 거라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국가대표에서 정근우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구축했던 이용규는 올해 9번으로 중용될 수 있다. ‘강한 2번 타자’를 선호하는 한 감독은 9번 타순에 리드오프 출신인 이용규를 세우면 1번 정근우, 2번 송광민, 3번 호잉, 4번 김태균, 5번 이성열, 6번 하주석까지 상대 투수가 쉬어가지 못하는 타순을 구축한다고 봤다. 한 감독은 “1번부터 6번까지 큰 거 한방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포진하면 투수가 받을 스트레스도 클 거 같다”며 “용규가 9번에 가면 1번과 함께 테이블 세터 느낌도 낼 수 있다. 구상대로 잘 이뤄지면 이 라인업으로 많이 갈 것”이라고 했다.
아직 선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을 뿐, 한 감독의 마음 속엔 선발 투수 5명도 모두 정해졌다. 새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에 채드 벨, 김재영, 박주홍까지는 선발이 유력하고 나머지 한 자리는 김민우, 김성훈, 장민재, 김범수 중 한 명이 선택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은 “다 확정했다고 선수 이름을 말하면 낙담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소폭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변동의 여지를 남겨놨다. 반면 불펜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4.28로 1위를 차지한 팀답게 크게 걱정은 안 한다.
오키나와=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