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첫 발을 내딛는, 축하 받아야 할 날이 기억하기 싫은 날로 전락했습니다.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뒤늦게 개학을 했다고 부모가 두 손 두 발 들고 좋아하고 감사할 줄 아십니까.”
‘정치하는엄마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학 연기 투쟁을 벌인 한유총과 사립유치원들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혐의는 △공정거래법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 위반 등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한유총은 ‘준법투쟁’이란 허위 주장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법질서를 조롱했다”며 “유아교육기관이 문을 걸어 잠그고 돌봐야 할 아이들을 거리로 내몬 일이 불법행위가 아니라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한국사회가 돈의 지배를 받는 사회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와 법률에 의해 운영되는 민주사회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 등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침에 반대해 지난 4일부터 무기한 개학 연기 투쟁에 돌입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전국 사립유치원 239곳이 동참했지만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한유총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준법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오후 3시쯤 서울중앙지검에 한유총과 개학연기 사립유치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정부에 흔들림 없는 사립유치원 정상화 정책 추진을 촉구하고, 한유총의 비리를 좌시하지 않는 게 아이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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