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미세먼지 악화로 시민들의 걱정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걱정은 공포로, 불만은 분노로 커져가는 양상이다.
미세먼지를 피해 이민을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더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고, 미세먼지의 공습에도 무기력한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새벽 서울과 수도권에는 초미세먼지 경보를 발령되면서 관측 이래 최악의 수준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45㎍/㎥를 나타냈다.
하루 평균 수치가 나와봐야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2015년 정부의 공식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하루 평균 최고치는 올해 1월 14일 129㎍/㎥였다.
지난달 28일 충남 북부권과 전북 일부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고 4일에는 경기도 중부권에도 경보가 내려졌다. 이후 4일 밤 12시 경기 남부권에 이어 서울권역, 경기 동부권, 세종권역, 경기 북부권에 차례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사실상 대한민국 전역이 미세먼지로 뒤덮혀 있는 셈이다.
계속되는 '잿빛 하늘'에 서울 시내는 인적이 크게 줄었다. 시민들은 최대한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밖으로 나온 시민들도 대부분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불안한지 마스크를 손으로 감싸 누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미세먼지를 뚫고 출근한 시민들은 불만이 많다. 출퇴근길을 걸어다닌다는 김우승씨(40)는 "최근에는 마스크를 써도 눈과 코가 따가웠다. 특히 오늘은 안개까지 껴서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아빠가 된 최현웅씨(33)는 "매일 뉴스를 보면 미세먼지 얘기 밖에 안 나온다. 회사에서도 직원들끼리 하루에 몇 번씩 미세먼지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퇴근 후에도 아내와 걱정한다. 특히 아기가 있어서 더욱 조심하고 있다. 계속 미세먼지 상황이 안 좋으면 이민을 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태어날 아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공기청정기도 구입했다. 최근 아기가 있는 집을 보면 대부분 공기청정기를 구매한다. 이제는 아기 있는 집에 공기청정기는 필수품"이라면서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비상저감조치가 효과는 있는지 중국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진태씨(47)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대화에 미세먼지가 빠짐 없이 나온다.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마련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실내는 괜찮을 거 같아 구입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내와 상의해 공기정청기를 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미세먼지에 시민들 불안함도 커지고 있다. 조미경씨는 (43?여) "뉴스를 보니 실내나 실외나 똑같다고 하더라. 카페를 가면 출입문 틈이 벌어진 곳이 많다. 공기청정기도 없는데 실내라고 낫겠나 싶다"고 걱정했다.
오철근씨(51)는 "미세먼지가 밤에 더 심한 것 같다. 어제 밤에는 흙 냄새가 진하게 났다. 이제 황사까지 오면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집에 들어가면 입주위가 쓰다. 외출 뒤 옷도 집에 걸어놔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부든 서울시든 마스크라도 좀 나눠주든지 해야되는 것 아닌가. 지금 쓰는 마스크도 불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국정씨(45)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여러차례 나왔고 미세먼지가 어느새 일상이 되고 있는데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와닿는 게 하나도 없다"며 "개인에게 떠넘기는 마스크 착용과 공기청정기 구입 말고 뭔가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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