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축소신고 및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의 보석 청구가 5일 받아들여졌다. 이번이 세 번째 청구로 보석금은 10억엔(약 100억원)으로 알려졌다.
도쿄(東京)지방법원은 이날 곤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준항고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할 경우 곤 전 회장은 이날 중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법원 측은 보석을 승인하더라도 곤 전 회장이 회사 관계자들과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거지를 일본 국내로 제한하거나 해외여행 금지 등 증거 인멸 또는 해외 도주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건을 덧붙였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郎) 변호사는 이달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 번째 보석 청구와 관련해 “외부와 정보 교환을 할 수 없도록 컴퓨터와 감시카메라 사용을 (법원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두 번째 보석 청구 때엔 거주지를 도쿄도 내 임대주택으로 하고, 증인이 될 수 있는 사람과는 접촉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곤 전 회장과 함께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그레그 켈리 전 닛산자동차 대표이사도 주거 일본 국내 제한과 해외 여행 금지, 관계자들과의 접촉 금지 등의 조건 하에 풀려났다.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증권보고서에 5년간 연봉 50억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곤 전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구속 상태는 107일째 이어지면서 해외 언론 등으로부터 ‘인질 구속’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곤 전 회장은 1월 두 차례에 걸쳐 보석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곤 전 회장은 지난달 13일 변호사를 교체하고 이번에 세 번째로 보석을 청구했다.
르노ㆍ닛산ㆍ미쓰비시(三菱)자동차 3사 연합 수장이었던 곤 전 회장은 검찰에 체포된 이후 닛산과 미쓰비시 회장직에서 해임됐고 지난 1월 르노 회장직도 사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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