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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 “재수없는 볼턴이 회담 깨는 악역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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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 “재수없는 볼턴이 회담 깨는 악역 담당”

입력
2019.03.05 11:48
수정
2019.03.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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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초청 국회 간담회서 “북미 회담, 의도된 결렬” 평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전문가 초청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전문가 초청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부르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데 볼턴 보좌관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5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달 말 합의문 없이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에 사실상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거라고 전했다. 분위기 반전 배경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과 관련한) 마이클 코언(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청문회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이 업셋(upset)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 둘째 날 확대 정상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게 회담 결렬의 신호였다는 게 정 전 장관의 분석이다. 그는 “확대 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니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 (볼턴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며 “(합의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들어낸 것인데 자신들이 만들고 깨는 식으로 할 수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볼턴을 시켜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재 해제를 세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올리다가 거기서 더 이상 못 나간 것이다. 밤 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영변 외 핵 시설’에 대해서는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저농축 하는 것도 고농축으로 우기는 것이 아닌가(싶다)”라며 “개수가 많다는 것으로 홀려서 (김 위원장에 대해) ‘나쁜 놈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계산”이라고 했다. 해당 시설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놀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서도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김 위원장이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들통났구나’ 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

이런 해석을 토대로 그는 북미가 곧 다시 협상을 재개할 거라고 전망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특사까지 갈 것은 없고,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미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미 간에 나눈 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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