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25명 불구속 입건
해상용 면세유(벙커C유) 2,800ℓ를 빼돌려 섬유공장 등에 불법 유통시킨 일당이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면세유에 바닷물을 섞어 폐유인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면세유 유통 총책 이모(43)씨와 면세유 보관ㆍ판매책 김모(57)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부산항, 여수항, 인천항 등에서 외국을 오가는 선박이나 원양어선에서 사들인 시가 180억원 상당 면세유 2,800만ℓ를 전국 섬유공장, 화훼단지 등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ℓ당 700원대에 팔리는 면세유를 200~250원에 사들인 뒤 섬유공장 등에 보일러 연료로 시중가 절반 정도인 370~380원을 받고 판 것으로 조사됐다. 면세유 공급책과 수집책, 보관책, 운송책, 판매책 등으로 업무를 나눠 범행했으며 유통 단계에서 각자 ℓ당 30~50원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면세유는 폐유를 수거하는 배(유창선박)로 옮겨진 뒤 다시 폐기물 수거 차량(탱크로리)으로 옮겨져 전국에 유통됐다. 유창선박에는 바닷물 혼합장치를 설치해놓고 적발 시에는 바닷물을 섞어 폐유로 둔갑시키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물을 섞은 면세유는 창고로 옮겨 기름과 물 비중 차를 이용한 분리작업 일명 ‘물짜기’를 거쳐 바닷물을 빼낸 뒤 판매했다.
면세유인 벙커C유는 황 함유량이 최고 2.9%(경유 0.05%)에 이르는 고황분 유류로 미세먼지를 유발해 육상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해경은 앞서 한국석유관리원과 합동으로 시료 조사를 벌여 이들이 유통한 유류가 벙커C유인 것을 확인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씨 등을 상대로 다른 범행이 더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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