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都)가 2020년 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을 앞두고 출퇴근 시간대 교통혼잡 완화 방안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도쿄에선 출퇴근시간 혼잡을 피해기 위해 기업 등에 시차출근, 텔레워크, 여름휴가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도쿄(東京)신문이 보도했다.
도쿄도는 내년 7~8월 올림픽 기간 대회 관계자와 관광객 등 1,000만명 이상이 도쿄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현 교통량의 15% 감축을 목표로 세웠다. 도쿄도에 따르면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에선 평일 하루 약 800만명이 철도를 이용하는데, 대회기간엔 최대 80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지난달 18일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회원인 약 380여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시차출근 △텔레워크 △하계휴가 등을 활용해 교통혼잡 완화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이 중 시차출근은 근무시간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회사가 정해놓은 근무시간 범위에서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취임 때 ‘만원열차 제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고이케 지사는 2017년부터 ‘시차비즈’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다. 텔레워크는 사무실이 아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80% 정도의 기업이 참여, 교통혼잡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대회기간 중 휴가를 독려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유급휴가를 제공해 줄 것을 독려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고이케 지사가 주도한 시차비즈 캠페인에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업무 효율 향상이나 출퇴근 시 쾌적함과 관련해 ‘변화 없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는 응답이 40% 수준에 달했다. 또 현재 시차비즈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1,000여 곳으로 도쿄도내 20만여 기업에 비하면 여전히 0.5% 정도에 불과하다.
텔레워크를 도입한 기업은 지난해 기준 19.2% 정도로 2017년 6.8%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향후 도입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 계획이 있다’, ‘1년 이내 검토한다’라고 답변한 기업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텔레워크와 관련해 노무관리의 어려움과 기업정보 누설 등을 우려해 주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텔레워크 도입을 위해선 인터넷 환경 정비, 근무시스템 변경 등 기업 측의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걸림돌로 거론된다. 여름휴가를 올림픽기간에 맞추는 것에 대해서도 거래처 상황을 감안해야 하는 일부 업체에선 도입이 어렵다는 볼멘 소리가 적지 않다.
도쿄도 등은 기업들의 자발적 협력 외에 대회기간 중 △혼잡시간 도심진입 차량에 대한 통행료 인상 △승용차 홀짝제 운행 △합승차량 전용차선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물류차량에 대해선 이 같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도쿄도는 각각의 대책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효과 등을 검증한 후 연내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