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오래됐다는 건 통일 늦어졌다는 뜻”
통일부가 창설 50주년을 맞아 4일 기념식을 개최, 조직의 역할ㆍ임무를 다시 상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데 대한 우려도 감지됐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통일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기념사, 축사 등을 생략하고 영상 상영ㆍ축하 공연ㆍ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 등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으로 구성됐다. 자리에는 조명균 장관, 천해성 차관을 비롯한 통일부 직원, 산하기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이날 행사 중간 무대에 올라 “1989년 연두 업무 보고 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다른 조직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통일부는 아니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통일부가 오래됐다는 건 그만큼 통일이 늦어졌다는 뜻이다. 오늘 오신 분들이 10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아쉬움 가득한 농담을 건넸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남북 경제협력ㆍ교류에도 빨간 불이 켜진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묻어났다. 조 장관은 본행사 전 식전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물음에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가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천해성 차관은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물음에 “북한 입장에선 (북미 대화의) 레버리지(지렛대)로서 남북 교류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1969년 국토통일부로 출발한 통일부는 1990년 통일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98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2017년 7월 취임한 조 장관은 제39대 장관이다. 이덕행 통일부 기획조정실 실장은 이날 연혁보고를 통해 “40명으로 출발한 통일부는 현재 본부와 8개의 소속 기관으로 구성된 총 600여명의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올해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번영, 그리고 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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