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5일 방미… 한ㆍ미 북핵 수석 회동 ‘포스트 하노이’ 구상
이번주 후반 개각 단행 확실시, 4일 주중ㆍ주일대사 발표
북미 간 핵 담판 결렬에도 불구하고 1일 3ㆍ1절 100주년 행사에서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거듭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은 주말 새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포스트 하노이’ 구상 마련에 집중했다. 당분간은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난 북미의 입장 차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넘어 이제는 ‘정교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조 변화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당장 북미 양 정상과의 만남을 시도하기보다 실무진을 통해 양측의 입장과 간극을 분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현재는 하노이 회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회담에서 실제로 어떤 대화가 오갔고, 어디에서 매듭이 꼬였는지 등 하노이 회담의 상황을 종합 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바둑으로 치면 하노이 회담을 복기해야 하는 단계”라며 “산발적으로 정보가 들어와있지만, 저희 정부가 각급 채널을 통해서 지난달 27, 28일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해 면밀한 진단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8번째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6월 14일에 이어 약 9개월 만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외교ㆍ통일ㆍ국방부 장관에게 북미 하노이 회담과 관련한 정보 등을 보고 받는다. 회의에는 정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안보실의 정의용 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등이 참석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르면 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러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정확한 상황 진단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회담 직후 비건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회담이 결렬된 데다 비건 대표가 정상회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필리핀 방문길에 오르면서 회동이 무산됐다.
북한과는 대북특사를 파견하거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협의하는 등 다양한 카드가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어제서야 베트남 공식친선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상황이라 북한과의 접촉은 그쪽 일정이 정리가 되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주 주요국 대사 내정자 발표와 함께 부처 개각도 단행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주 후반쯤 개각을 예상하고 있다”며 “주요 대사 내정자에 대한 발표는 4일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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