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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미 공방 속..최선희 “영변 다 내놓는다 했다” 거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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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미 공방 속..최선희 “영변 다 내놓는다 했다” 거듭 강조

입력
2019.03.02 14:28
수정
2019.03.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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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멜리아 하노이 호텔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1일 새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멜리아 하노이 호텔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북미 양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영변 핵시설의 폐기 범위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일(현지시간) 미국 측에 영변 핵시설 일부가 아니라 ‘다 내놓겠다’고 했다고 재확인했다.

최 부상은 이날 북측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영변 핵시설 관련 북측 입장을 ‘좀 시원하게 얘기해주시면 좋겠다’는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입장 다 밝혔다. (리용호) 외무상 동지가 밝힌 그대로이다”라며 ‘전부 폐기’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리용호 외무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긴급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핵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최선희 부상은 이어 기자가 '그런데 미국이 왜 영변의 일부만 이야기하느냐'고 묻자 "그걸 모르겠어요. 그렇게 얘기한 거 없습니다. 영변은 다 내놓는다고 했습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기자가 '영변을 다 내놓으신 건 확실한 거예요?'라고 세 번째 같은 질문에도 "예. 명백히 한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그는 '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어느 정도 접근이 이루어졌던 것 같은데 정상 간에는 왜 의견이 틀어졌다고 보시나요?'라는 질문에 "글쎄, 그게 지금 이해가 안되세요?"라며 비꼬듯 반문하기도 했다. 최 부상은 또 "미국 쪽에서 실무협상 내용보다는 좀 더 판을 키워서 제재 사항을 좀 높인건가" "비핵화 의지는 여전히 변함없으신가"라고 묻자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최 부상은 전날 오후에도 본보 등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영변에 대해서 정말 깨끗하게 포기하고 깨끗하게 폐기할 입장을 내놨다"며 "우리가 한다는 '폐기'의 의미는 미국 측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었다.

한편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실무 협상을 맡아 온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1일 향후 북미회담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두고 봐야죠”라고 답했다. 김 특별대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을 진행해 온 인물이다.

그는 북측 대표단의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서 연합뉴스 기자가 "향후 (북미협상)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 다시 잘 되겠느냐"고 묻자 "두고 봐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미국 측과 다시 만날 계획은 없으시냐"는 질문에는 대답 대신 간단한 목례으로 답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 후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은 기본적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 후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은 기본적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영변 핵시설의 폐기 범위 등 협의 내용을 놓고 진실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앞서 미국 측은 북한이 영변 핵 단지 폐기를 조건으로 모든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이 외무성 부상은 1일 새벽 돌발 기자 회견을 열어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 제재 해제가 아닌 부분 해제이고, 유엔 대북 제재 총 11건 중 5건”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 “북한은 기본적으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라고 재반박하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무엇을 내놓을 준비가 됐는지 분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 역시 북한이 요구한 것은 무기에 대한 제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재에 대한 해제였다며, 북한의 '일부 해제 요구' 주장을 '말장난'이라고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북미 양국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 범위를 두고 이처럼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회담 결렬의 책임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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