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한혜진이 눈물을 흘렸다. 20년간 ‘톱 모델’로 살아왔던 그녀가 짊어졌던 무게가 오롯이 담긴 눈물은 보는 이들마저 찡하게 만들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한혜진이 절친한 모델 동기 김원경과 함께 모델 20주년 기념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한혜진은 김원경과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이 걸어온 모델 생활 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혜진과 김원경은 “다시 태어나도 모델을 하겠다”고 말했고, 한혜진은 “난 기술이 없이 크게 태어나서 참 다행이다”라며 담담하지만 여러 고민이 느껴지는 말을 꺼냈다.
이후 한혜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에 굉장히 복잡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한혜진은 “돌이켜보면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오롯이 즐겁지 못할까 생각할 때 마다 되게 속상했었다. 일 이야기를 할 때 울면 안 되는데, 엄마가 너무 속상해 한다. 보이는 것 보다 더 그랬다”며 끝내 고개를 떨군 채 오열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델이라는 직업으로 살아왔던 한혜진은 이날 냉정하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혜진은 “(모델은) 외모로만 하는 직업이다. 냉정하고 잔인하게 들리지만 가진 껍데기로 하는 직업이라,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는 부분은 한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에 나오면서 많은 분들에게 얼굴, 이름을 알렸다. 많이 알아봐주시지만 '어떻게 저런 얼굴로 모델 일을 해왔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많이 속상했다. 우리 엄마는 날 잘 낳아줬는데 여자로서 딸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여자친구로서 힘든 점이었다”고 자신을 향한 외모 지적 등의 악플에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털어놨다.
늘 강하고 시니컬해 보였던 한혜진의 갑작스러운 눈물과 고백에 스튜디오에서 VCR을 지켜보던 화사와 박나래 역시 눈물을 쏟았다. 화사는 “너무 외로웠겠다. 외로운 싸움을 20년 동안 치열하게 했지 않나. 난 5~6년 정도 됐는데도 마음에 와 닿는다”며 눈물을 훔쳤고, 박나래 역시 “여자로서 모델이라는 직업이 수명도 짧고 많은 걸 포기해야 하지 않냐”면서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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