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기, 진영 행안, 우상호 문화부 거론
주중대사 장하성ㆍ주일대사 남관표 유력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10일 이전에 7개 안팎의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집권 2기 내각을 꾸릴 이번 개각은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영선ㆍ우상호ㆍ진영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입각할 전망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일 “문 대통령이 내주 개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끝났고, 3월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겠냐. 지금이 합리적인 개각 시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안다”며 “7개 부처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밝혔다.
여권 중진의원의 대거 발탁은 정치적 파워가 있는 장관을 배치해 부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박영선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경제민주화’ 문제에 주력해 왔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도전하며 ‘수소경제’ 구상을 내세우는 등 산업정책과 관련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4선의 진영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발탁 가능성이 높다. 그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던 만큼 이례적인 인사라는 반응이 없지 않다. 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지만, 박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장관직을 사퇴해 주목을 받았다.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우상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입각이 유력하다. 우 의원은 1986년 윤동주 문학상을 받는 등 예비 시인으로 주목을 받았을 정도로 문화계와 인연이 있다. 우 의원의 문화부 장관 발탁은 향후 본격화할 남북 협력사업을 대비하는 성격도 적지 않아 보인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관광협력사업과 문화ㆍ예술ㆍ체육 교류사업 등 정부와 민간 차원의 협력사업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및 검ㆍ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과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권력기관 개혁입법 과제를 책임지고 마무리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장관도 남북 경협사업을 추진할 적임자가 발탁될 전망이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국토교통부 2차관 출신의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가 경합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신(新)한반도체제로의 전환을 이끌 적임자를 찾고 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천해성 차관이 바통을 이어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우예종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이부상한 가운데, 김양수 현 차관의 내부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 때는 주중 대사와 주일 대사 인사도 함께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영민 전 대사의 대통령 비서실장 취임으로 공석으로 남아있는 주중 대사에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수훈 현 주일 대사의 후임으로는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유력하다.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배상판결, 초계기 갈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주오스트리아 대사로는 이상철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거론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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