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 남아있던 마지막 종교ㆍ양심적 병역거부자가 28일 가석방됐다. 이로써 국내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마지막 양심적 병역거부 수감자 정모씨는 이날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정씨는 8월 형기가 종료될 예정이었으며, 가석방 이후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사회봉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무부는 가석방 심사위원회에서 정씨에 대해 ‘수형생활 양호’ 등의 사유로 가석방을 결정했다.
정씨를 끝으로 법무부는 양심적 병역거부 수감자 70명 전원에 대한 가석방을 완료하게 됐다. 법무부는 작년 11월 대법원이 관련 사건들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확정 판결을 받고 수용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작년 11월 57명, 12월 10명, 지난달 2명, 이날 1명 등 순차적으로 가석방을 실시했다. 기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통상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은 뒤 형기를 2~3개월 남긴 상황에서 가석방됐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후 법무부는 1년 가량 남은 수감자도 가석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종교적 이유로 병역 의무를 거부해온 종교단체 ‘여호와의 증인’ 측은 형기를 복역한 병역거부자들을 3ㆍ1절 100주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켜달라고 법무부에 청원하기도 했다. 형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에도 5년 동안 공무원 임용과 은행 등 사기업 취업, 해외 출국과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대체복무제가 논의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사면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한편 이날 정씨를 포함해 전국 53개 교정기관에서 모범수형자와 환자,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총 751명이 가석방됐다. 가석방 대상자에는 무기수형자 2명을 포함한 징역 10년 이상의 장기수형자 24명과 70세 이상의 고령자, 중증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55명이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특사에 따라 이날 0시 기준으로 석방과 복권 등의 조치도 이뤄졌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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