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8일 첫만남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손 대표는 황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인터넷방송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대당 통합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라고 잘라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인사 차 예방한 황 대표에게 “어제도 무슨 어느 당에서 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만 정당과 정당 간에 존중을 해주고 예우를 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바른미래당을 “미니 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폄하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어 “정치는 말이 다인데 정치인의 말에 품격이 떨어져서 국회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5ㆍ18을 폄하한다든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불복한다든지, (최순실씨) 태블릿PC 등 이래서 역사 인식이 과연 정치인들에게 있나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전대 기간 황 전 총리의 발언을 두루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국회의원도 일반 국민의 하나인데 국민이 국회를 낮추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의 책임”이라며 “당 대표가 됐으니까 공식이든, 비공식적인 인터뷰에서든 말의 품격을 높여서 국민들로부터 정치가 존경을 받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발언이 끝난 뒤 황 대표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인사하러 왔는데 정치 선배라고 큰 소리 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손 대표와 황 총리는 경기고 동문으로, 손 대표가 10년 선배다.
이에 황 대표는 “지금 정부가 민생을 어렵게 만들고, 경제도 힘들어지게 하고 있고, 안보에 대한 걱정도 키우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 정부의 경제악화, 민생파탄, 안보를 흔들리게 하는 부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주력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야당끼리 목표 설정을 잘 해서 우리가 막을 건 막고 뚫을 건 뚫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그 과정서 양 당이 협력할 부분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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