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확대 정상회담 현장 언론 공개
미국 언론 “김정은, 서구 기자 질문에 응대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확대 정상회담 도중 언론의 취재에 응한 김 위원장은 미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여기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을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에서는 서양 기자의 질문에 김 위원장이 응답한 것이 처음이라고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은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후 1시)쯤 확대 정상회담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는 로이터통신 기자의 질문에 “그럴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 “좋은 답변이다. 지금까지 들은 것 중 가장 훌륭한 답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절차를 지금 밟을 것인가, 아니면 좀 기다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우리가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모든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적인 논의가 있었고, (미국과 북한은) 어느 때보다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이 종전선언을 할 시점이냐”는 질문에는 “하루나 이틀 안에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회담이) 결국에는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북한은 이 훌륭한 리더십에 따라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할 것이고 특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언론인이 “미국의 (연락)사무소를 평양에 설치하는 것이 준비가 돼 있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흥미로운 질문이다. 답변을 듣고 싶다. 괜찮은 생각이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미국 연락사무소를 평양에 두는 것을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서양 기자의 질문에 답한 적이 있는지 불분명했는데 28일 현장에서 많은 질문에 답한 것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ㆍ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져 직접 답변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서도 데이비드 나카무라 워싱턴포스트 백악관 담당 기자의 “합의 도출에 대한 자신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속단하긴 이르다.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직감으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에게 질문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부탁이니 너무 목소리를 높이지 말라. 지금 트럼프에게 소리지르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농담했다. 김 위원장이 “(기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것 같다”고 하자 “그들(기자들)은 불안해 하면서도 차분하다”고 말했다.
한국 통일부는 AP통신에 김 위원장이 해외 언론인의 질문에 답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3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4회를 진행하는 동안 해외 언론의 질문에 답한 적이 없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는 미국 기자들이 외치는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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