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댄이 수거해 온 폐가죽은 세척→건조→열코팅→왁싱 등의 과정을 거친다. 초기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완성된 가방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자동차 주인이 애연가였던 지 가죽 깊숙한 곳에 배어 있던 담배 냄새를 간과한 것이다. 지금은 냄새와 얼룩이 99.9% 완벽하게 제거된다는 게 모어댄 설명이다.
최 대표가 무엇보다 신경을 쓴 건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법이었다. 1년에 걸친 연구 끝에 코코넛오일과 베이킹소다 등 천연재료를 활용한 세제를 자체 개발했다. 자투리 가죽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였다. 모어댄은 가방을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 가죽으로 지갑을 만든다. 그래도 남는 가죽은 갈아서 가루로 만든 뒤 천연 고무와 섞어 새 가죽(재조합가죽)으로 만들어 쓴다. 최 대표는 “모어댄의 가죽 재활용률은 100%”라고 강조했다.
모어댄은 유엔환경보고서 등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회사가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을 수치화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가죽 재처리 과정에서 절약한 물의 양은 477만ℓ, 가죽 재사용을 통해 줄인 탄소발자국(개인 또는 단체가 직ㆍ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은 1,144만㎏이다. 그는 “소 5,000 마리를 살리고 30년생 소나무 173만 그루를 심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어댄은 친환경적 공정 시스템을 갖춘 ‘그린팩토리’를 곧 오픈한다. 지금은 폐가죽 창고와 재처리 시스템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비효율적인 점이 많다. 이에 얼마 전 경기 고양시에 공장 부지를 샀고, 이곳에 재처리 설비와 창고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모어댄의 그린팩토리는 벨기에 말레에 있는 친환경 세제 업체 에코버의 생태 공장을 벤치마킹해서 지어진다. 에코버의 생태 공장은 천연 재료를 이용하고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며 폐기물과 폐수를 최대한 회수하고 주변 환경에 완전히 동화된 공장으로 유명하다.
공장의 벽은 석탄 폐기물로 만든 벽돌로 둘렀고, 잔디를 덮어 여름과 겨울의 온도 조절을 꾀한 지붕은 부근의 새들에게 최상의 서식지다. 에너지 소모량은 기존 공장의 5분의 1 수준이고 95%의 폐기물이 재활용된다. 특히 물 재처리 시스템이 유명한데 ‘공장에서 사용한 후 배출하는 물이 처음 들어온 물보다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최 대표는 “그린팩토리에 태양열로 전기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빗물을 받아 다시 정화해 쓰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누구나 와서 친환경적 가죽 재처리 공정을 훤히 볼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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