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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진, 합의문 ‘끝장 조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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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진, 합의문 ‘끝장 조율’은 없었다

입력
2019.02.27 17:23
수정
2019.02.27 23: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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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진 손 떠나 정상 결단만 남아..만찬 후 한밤 추가협상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뒤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김혁철(오른쪽 두번째)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실무대표단으로부터 협상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이튿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뒤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김혁철(오른쪽 두번째)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실무대표단으로부터 협상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이튿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막이 오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모인 양측 실무협상단이 마지막 순간까지 머리를 맞대고 합의문을 조율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틀 전인 25일을 마지막으로 추가 의제 협상이 열리지 않은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보상 조치 관련 합의가 실무진의 손을 떠나 28일 정상 간 담판으로 매듭 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차 북미회담 합의문 조율을 이끌어 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둘 다 각자 숙소인 JW매리엇 호텔, 멜리아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양측은 북미 정상이 하노이에 도착한 전날도 만나지 않았다. 사실상 마지막 실무협상이었던 25일에는 당시 비건 대표가 묵던 파르크 호텔에서 약 30분 만에 대화가 끝났다.

이날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찬 등 공식 회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합의문 협상은 사실상 실무급 손을 떠난 상태로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의 결단을 통해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단계인 것이다.

정상회담 이틀 전 의제 협상이 마무리된 것을 두고선 일단 부정적인 신호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두 특별대표는 이달 6~8일 북한 평양에서 비핵화 및 상응 조치 관련 세부 입장을 교환한 후 지난 21일에서야 본격적인 합의문 도출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25일까지 닷새간 총 18시간여 만나 실무협상을 펼치긴 했으나, 영변 핵 시설 폐기와 같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대북 제재 완화 등을 합의해내기엔 짧은 시간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1차 회담 때 실무 대표인 성김 주필리핀 미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회담 당일 새벽까지도 만나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 이른 실무협상 종료가 합의문 조율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날 각 정상을 만나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한 비건 대표와 김 대표가 이날 정상 간 만찬 및 회담 후 늦은 밤 내지는 이튿날 새벽에 돌연 추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북미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외교 소식통은 “두 대표 모두 협상 상황을 대면 보고한 다음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으로부터 협상 지침을 새로 받았을 것”이라며 “비핵화∙상응 조치 관련 합의 중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매듭을 풀 만한 획기적인 지침이 내려왔다면 이를 토대로 28일 최종 협상 전 언제든 다시 실무협상이 열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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