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 주석과 정상회담서 ‘비즈니스 외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회담 전날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비즈니스 외교를 펼쳤다. 미국과 베트남 사이의 통상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에 항공기 110대를 판매하는 계약도 맺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 담판을 코 앞에 두고 회담 장소를 내어준 베트남과의 공식외교 일정은 물론 틈틈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사업가로서의 면모도 과시한 것이다.
전날 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통해 하노이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으로 이튿날 일정을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주석궁에서 열린 양국 정상 간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나는 어젯밤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이동하며 공사 중인 모든 건물을 봤고 베트남이 얼마나 번영하는 지를 봤다”고 베트남을 치켜세웠다. 베트남의 경제 발전상이 김 위원장에게도 정치적 감흥을 줄 것이란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어 “미국을 대신해 (회담을) 주최해주고, 바라건대 앞으로 일어날 좋은 일들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응우옌 국가주석은 이에 대해 “베트남은 이 특별한 회담의 성공을 위한 최적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해왔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간 항공기 구매 계약 체결도 이뤄졌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은 비엣젯과 뱀부 에어라인에 737맥스 100대와 787 드림라인 10대 등 총 110대의 항공기를 수출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157억 달러(약17조5,000억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은 정말 정말 잘 하고 있다. 경제는 아마도 역대 최고치이며, 실업률 및 모든 수치도 역사상 긍정적 숫자들”이라며 자신의 경제분야 성과를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8시54분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에어포스문이 열린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랩에 서서 밝은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보이는 것으로 하노이 입성 첫 인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리무진 ‘캐딜락원’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고, 33분 가량 걸려 오후 9시 45분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 도착했다. 그가 이동하는 동안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을 촬영하거나, 꽃다발과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JW메리어트 호텔 앞에서도 환영인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는 달리 호텔 지하 출입구를 통해 숙소로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에 도착한 뒤 곧바로 트윗을 올려 “하노이에서 대단한 환영을 보여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엄청난 인파와 매우 큰 사랑!”이라고 화답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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