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70)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한 차례 더 맡기로 했다. 차기 회장인선에 난항을 겪던 전경련으로서는 ‘회장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하지만 허 회장은 추락한 전경련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등 수많은 난제를 떠안게 됐다.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허 회장을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2011년 33대 회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은 이번 연임으로 2021년 2월까지 10년 동안 전경련을 이끌게 됐다. 앞서 10년 동안 회장을 맡았던 건 1977년부터 87년까지 자리를 지켰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유일하다.
전경련은 허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몇 달간 차기 회장을 물색했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는데 실패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이 줄줄이 탈퇴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주요 사업과 행사에서도 잇따라 제외되는 등 위상이 추락하면서 재계 총수 중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허 회장 역시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한 차례 더 회장직을 맡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또 한 번 회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며 “앞으로 국민들과 회원 기업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와 함께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 등을 전경련이 올해 수행할 4대 중점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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