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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43일 만에 당권 거머쥔 황교안… ‘통합ㆍ외연확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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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43일 만에 당권 거머쥔 황교안… ‘통합ㆍ외연확장’ 시험대

입력
2019.02.27 20:16
수정
2019.02.27 23: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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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대에서 과반 득표로 압도적 승리 

 오세훈 30% 이상 획득… 예상 밖 선전 

 민주당 출신 조경태, 최고위원 1위 

 비박계 정미경 2위로 지도부 입성 

 5ㆍ18 폄훼 김순례도 3위로 자력 당선 

[저작권 한국일보]자유한국당 새 대표를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2019-02-27(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자유한국당 새 대표를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2019-02-27(한국일보)

황교안(62) 전 국무총리가 27일 자유한국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그가 입당 43일 만에 당권을 거머쥐면서 한국당은 8개월여 만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벗어나게 됐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오세훈 후보가 태극기 부대 지지를 받는 김진태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제치고 2위를 차지하고, 탄핵 당시 탈당했던 비박계 정미경 전 의원이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됨에 따라 친박계 지지로 당선된 황 대표는 당내 통합과 외연확장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5ㆍ18 폄훼 논란 당사자인 김진태 후보는 대표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해 향후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예고했다.

황 신임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ㆍ27 전당대회에서 50.0%(6만 8,713표)의 압도적 득표율로 대표가 됐다. 당권 2위 다툼에서는 오 후보가 31.1%(4만 2,653표)를 획득, 김 후보(2만 5,924표ㆍ18.9%)를 눌렀다.

황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한국당을 다시 일으키고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길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단상을 내려가는 순간부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당 전통 지지층이 집중된 대구ㆍ경북(TK) 지역 후보들이 고배를 마시거나 고전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조경태(4선ㆍ부산 사하을) 의원이 6만 5,563표(24.2%)로 1위를 차지했고 비박계 정미경 전 의원이 17.1%(4만 6,282표)로 2위를 하며 선전했다. 김순례 의원도 3위(12.7%ㆍ3만 4,484표)를 획득,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여성 몫으로 1석이 당연 배정되는 최고위원에 여성 후보가 나란히 자력으로 입성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반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광림(3선ㆍ경북 안동) 의원은 12.5%(3만 3,794표)를 차지, 4위로 가까스로 당선됐고 김 의원과 함께 TK 출신인 윤재옥(재선ㆍ대구 달서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수석대변인 출신 재선의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도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문재인 탄핵’을 외치며 합동연설회 당시 극우 발언을 쏟아낸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현역인 신보라 의원에 밀려 탈락했다.

50% 득표율로 당권을 거머쥐긴 했지만 황 대표는 보수통합과 외연확장이라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오 후보가 30% 이상을 획득하며 뜻밖의 선전을 한 것은 한국당이 5ㆍ18 폄훼 발언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자 내년 총선에서 위기감을 느낀 중도 보수층 당원들이 투표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전대마저 탄핵ㆍ우경화ㆍTK프레임에 갇히게 될 경우,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김순례 의원은 이날도 “5ㆍ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를 세 번 연속 부르짖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황 대표의 당권 장악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순례 의원을 제외하면 친박 색채가 강한 인물이 지도부에 없는 데다 투쟁력이 강한 비박계 정 전 의원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특히 30%가 반영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50.2%를 획득, 황 대표(37.7%)를 따돌린 것도 부담이다.

좁게는 최근 복당이 좌절된 조해진ㆍ류성걸 전 의원, 넓게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황 대표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TV토론회 등에서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물론 개별 입당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탄핵 정당성 논란 발언으로 인해 외연확장에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날 행사장에는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 5,000여명의 열성 당원들이 운집해 대회장 안팎을 당의 상징인 붉은빛으로 물들였다. 전대 시작 약 1시간 전에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소속 수십 명이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기습시위를 벌여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입장을 기다리던 당원들이 시위대를 에워싸고 “빨갱이” “나가라”고 맞서 거세게 반발했고, 시위대를 밀치고 피켓을 빼앗아 찢으면서 급기야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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