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프로축구 K리그 흥행을 이끌던 베테랑 스타들이 2019 시즌을 맞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대체로 팀 평균연령대 선수들에게 완장이 주어졌던 이전과 달리 현역 최고령 이동국(40ㆍ전북)부터 염기훈(36ㆍ수원), 이근호(34ㆍ울산) 등 팀 내 고참들을 주장으로 선임한 덴 이들의 경험과 리더십으로 ‘원 팀(one team)’을 이뤄 팬들의 마음을 붙잡자는 감독들의 간절한 마음이 투영됐다.
불혹을 넘긴 올해 5년 만에 다시 전북의 주장을 맡게 된 이동국은 녹슬지 않은 경기력과 팀 장악력으로 신임 조제 모라이스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서 열린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전북이 곧 이동국이며, 이동국이 곧 전북”이라며 치켜세웠다. 기량도 녹슬지 않은 그가 주장을 맡으면 모든 선수가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성적인 팬들의 성원 속에 수원과 2년 재계약 한 염기훈은 “팬들이 선물한 2년을 ‘보답의 시간’으로 삼겠다”며 마지막 불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다. 경찰청 입대 기간을 포함해 올해로 수원 입단 9년차를 맞는 그는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전승을 거둬 팬들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슈퍼매치 상대 서울도 고참 고요한(31)에게 다시 주장을 맡기며 K리그2(2부 리그) 강등 위기를 맞았던 지난해 충격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전북의 대항마로 꼽히는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축구대표팀 주장 경험을 가진 이근호를 주장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이근호 특유의 성실함은 모든 선수에게 귀감이 된다”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경남을 준우승으로 이끈 배기종(36)은 3년 연속 주장을 맡게 됐고, ‘원클럽맨’ 배슬기(34)는 처음으로 포항의 리더가 됐다. 강원 김병수 감독도 올해 35세가 된 오범석에게 완장을 맡겼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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