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 무인도에서 발견된 조류가 미기록종 새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립공원공단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있는 무인도 칠발도에서 생물자원을 관측하던 중 발견된 조류가 미기록종인 덤불개개비로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덤불개개비(학명: Acrocephalus dumetorum)는 개개비과의 크기 12㎝ 정도의 소형 조류로 핀란드 남부부터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일대, 시베리아까지 번식하며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등지에서 월동한다. 대부분 덤불 속 은밀한 곳에서 움직이며 크기가 작고 외관상 깃색이 단조롭기 때문에 종 구분이 까다로운 분류군에 속한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8월 생물자원 관측 중 칠발도에서 개개비과로 추정되는 조류 1마리를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새의 동정(야생생물의 분류학상 위치나 명칭을 확인하는 작업)을 위해 개개비과 조류의 분류로 저명한 영국 조류 위원회 소속 피터 캐너리 박사와 국제 버드라이프 소속 리처드 포터 박사에게 자문을 요청했고, 그 결과 올해 2월 덤불개개비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받았다.
연구진은 이 덤불개개비가 기존 분포지에서 벗어난 ‘길 잃은 새’인 것으로 판단했다. 칠발도는 전남 신안군 비금면에서 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로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해양성 조류의 집단번식지이자 이동성 조류의 중간기착지다.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는 그동안 긴다리사막딱새, 가면올빼미, 귤빛지빠귀, 풀쇠개개비 등 21종의 미기록종을 국립공원 흑산도, 홍도, 우이도 일대에서 확인했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에서 특별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지역에서 발견된 점으로 보아 국립공원이 생물다양성과 철새의 중요한 서식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철새 서식지 관리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