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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아 호텔 손님들 식당에 가두고 ‘김정은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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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아 호텔 손님들 식당에 가두고 ‘김정은 맞이’

입력
2019.02.26 19:18
수정
2019.02.27 00:4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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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김정은 숙소 삼엄한 통제

[저작권 한국일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는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 내부. 26일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직전 투숙객들과 호텔 관계자들이 로비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북측 관계자 및 현지 공안들이 통제하고 있다. 잠시 후 북측은 김 위원장의 모습이 유출되지 않도록 이 입구에 가림막을 쳤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는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 내부. 26일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직전 투숙객들과 호텔 관계자들이 로비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북측 관계자 및 현지 공안들이 통제하고 있다. 잠시 후 북측은 김 위원장의 모습이 유출되지 않도록 이 입구에 가림막을 쳤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호텔 로비와 2층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식당에 갈 게 아니라면 방으로 올라가 달라.”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낙점된 베트남 하노이 시내의 멜리아 호텔은 26일(현지시간) 아침부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8시 27분 베트남ㆍ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 동당역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전에 호텔 내 대부분 구역에서 통제가 시작됐다. 당초 호텔 내에 있었던 투숙객이 아니면 호텔에서 한 블록 이내로도 진입이 안 됐다. 1, 2층에 잠시 앉아 있으려는 기자에게도 호텔 관계자와 베트남 공안으로 보이는 사복경찰로부터 ‘떠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김 위원장 도착 2시간 전인 오전 9시쯤 북측 관계자들은 로비를 사실상 점령하다시피 하며 숙소 최종 점검에 나섰다. 호텔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2층 창가에도 만약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거구의 경호원 10여명이 늘어섰다. 이어 약 1시간 후 호텔 로비를 가로질러 엘리베이터까지 레드카펫이 깔리자 ‘철통 경호’는 극에 달했다. 일부 남아 있던 미국, 일본 등의 취재진과 일반 투숙객 20명 내외가 순식간에 레드카펫에서 20~30m가량 떨어진 로비 구석의 식당에 갇혔다. 경호요원들은 사진 촬영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가림막을 설치했다. 앞서 동당역에 들른 김 위원장이 현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친화적인 정상국가 원수 이미지를 보인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저작권 한국일보] 26일 베트남 경찰차와 장갑차가 하노이 멜리아 호텔로 이동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저작권 한국일보] 26일 베트남 경찰차와 장갑차가 하노이 멜리아 호텔로 이동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과도한 통제로 투숙객과 경호인력 간 신경전이 가열되려던 찰나, 오전 10시 58분쯤 마침내 사이렌 소리와 함께 김 위원장이 검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들과 경찰차, 장갑차 등의 호위를 받으면서 호텔에 도착했다.

10세 정도 돼 보이는 하얀 원피스 차림의 화동에게 꽃다발을 받은 김 위원장은 이내 ‘007가방’을 든 경호원 둘을 앞세우고 객실에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직행했다. 10여명의 간부가 김 위원장을 따랐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도 옅은 미소를 띈 채 뒤를 이었다. 오랜 여정에 피곤했는지 김 위원장과 일행이 방에 오르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관계자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VNA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관계자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VNA 연합뉴스

당초 김 위원장 숙소에 차려졌던 미국 백악관 프레스센터가 이날 급히 장소를 옮긴 데는 북측의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백악관 관계자를 비롯해 출입기자 수십명이 드나드는 걸 김 위원장의 경호 인력이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미디어센터가 멜리아 호텔에서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옮길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의 엘레베이터. 김 위원장의 움직임에 맞춰 자유자재로 조정하기 위해 덮개가 분해돼 있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의 엘레베이터. 김 위원장의 움직임에 맞춰 자유자재로 조정하기 위해 덮개가 분해돼 있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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