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보다 먼저 도착… 김혁철ㆍ비건 실무협상은 하루 휴식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도출을 위해 연일 협상을 벌여 온 양측 실무진은 회담 하루 전인 26일(현지시간) 회동하지 않았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북미 양측이 다음 날 정상회담이 시작하기 전 마지막 조율 차원에서 실무 협상을 고위급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부터 하노이에서 매일 정상회담 의제 협상을 진행해 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7시까지 별다른 만남을 갖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전날 숙소를 하노이 파르크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매리엇 호텔로 옮겼다. 앞서 김 대표가 21~25일 매일 한 차례 이상 파르크 호텔로 찾아와 비건 대표와 실무 협상을 벌였던 것을 감안하면, 협상 장소부터 불투명해진 셈이다. 두 실무 대표는 닷새간 총 18시간이 넘게 만나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 작업에 몰두했다.
이날 오전 JW매리엇 호텔에 여장을 푼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 6시쯤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그전까지는 호텔 내에서 비건 대표를 만나 하노이 실무 협상 결과를 상세히 보고 받으며 정상 간 담판 전략을 세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도착 전 전용기에서 올린 트윗을 통해 “비핵화와 앞으로의 (북미)관계 진전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이 본격화할 27일 저녁 전까지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에 앞서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나 합의문 최종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부위원장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해 이날 오전 11시쯤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한 만큼 마음만 먹으면 회동 성사가 가능하다. 영변 핵 시설 폐기ㆍ검증과 대북 제재 완화 등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관련 합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두 정상의 복심들이 만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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