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이 성폭력 상담을 바꾸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6일 지난 한해 진행한 1,359건의 상담 사례를 분석,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우선 피해자 지원 방안 문의에서 ‘법적 지원’이 723건(60.8%)으로, 전년도에 가장 많았던 ‘심리ㆍ정서 지원(719건ㆍ59.7%)’을 훌쩍 앞질렀다.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형사고소 등 법적 처벌 방안을 물어보거나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 법적 대응에는 가해자의 무고죄 고소에 대한 대응도 포함된다.
상담소는 전체 상담 건수 가운데 181건(15.2%)을 ‘미투 상담’으로 분류했다. 상담 과정에서 미투 운동을 언급한 상담을 뜻한다. 이 상담의 내용을 보면 전체 상담 건수에서 피해자 본인이 상담을 의뢰한 경우는 63.9%인데 반해, 미투 상담에서는 그 비율이 86.2%로 올라갔다.
남성 피해자들의 신고도 늘고 있다. 전체 상담 가운데 남성 피해자 비율은 6.5%(77건)를 기록했다. 전년도 5.2%%보다 들었다. 상담소 관계자는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성폭력 피해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성폭력 유형별로는 강제추행이 480건(40.4%)으로 가장 많았고, 강간이 339건(28.5%)로 뒤이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여전히 ‘아는 사람’인 경우가 1029건(86.5%)로 가장 많았다. 성인의 경우 직장 관계(37.9%ㆍ342건), 청소년은 교우 관계(24.3%ㆍ33건), 어린이와 유아는 친족 관계가 각각 47건(56.6%), 13건(61.9%)으로 가장 높았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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