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기색에도 내내 환한 표정 유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장장 65시간이 넘는 여정에도 베트남 환영단을 향해 내내 환한 표정을 유지했다. 다소 지친 기색은 보였지만 열차에서 내려 전용 열차까지 걸어가는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밝은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22분쯤(현지시간) 다소 지친 기색으로 열차에서 내렸다. 평양역에서 출발했을 당시 입었던 검은색 모직 코트를 벗은 채 인민복 차림이었으며 내렸던 앞머리도 뒤로 모두 넘긴 상태였다.
하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김 위원장은 옅은 미소를 띤 채 동당역에 기다리고 있던 보 반 트엉 베트남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과 짧게 대화를 나눈 뒤 그 뒤에 도열해 있던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으로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 뒤로 수행단인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열차에서 따라 나왔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김일성 북한 주석이 하노이를 두 번째로 방문한 1964년 이후 55년만이다. 베트남 현지 매체인 ‘징’에 따르면 김 전 주석과 북한 대표단은 당시 호찌민 베트남 국가주석의 궁에 머무르는 등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북한과 베트남의 이 같은 역사를 감안하면, 김 위원장도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베트남 경제시찰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타고 온 열차가 정차한 베트남 동당역이 3월 2일까지 폐쇄되는 것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는 28일 이후에도 베트남에 머물 수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오전 8시25분쯤 동당역 앞에서 대기 중이던 전용 차량에 올라탔다. 30분쯤 환영 행사를 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열차에 내려 곧바로 전용 차량에 탑승한 뒤 하노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보고를 받으며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할 예정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