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베네수엘라의 우파 야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군사개입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시사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로이터ㆍAP통신 등 외신은 펜스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리마그룹(남미 10여개국 다차협의체) 회의 시작에 앞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자유가 복원될 때까지 계속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주말 경제적으로 황폐해진 베네수엘라에 필요한 식량과 약품을 이송하려는 시도 중에 발생한 비극적인 폭력은 과이도에 대한 미국의 지지 결심을 한층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에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제공한 원조 물품을 반입하려는 야권과 반정부 운동가 등을 군이 강경 진압하면서 최소 4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모든 옵션은 탁자 위에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악몽이 끝나 베네수엘라가 다시 한층 자유로워지고, 국민이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볼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마두로 정권 측 주지사 4명을 상대로 미국에서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26일에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정보정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리마회의는 과이도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다음 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그러나 그동안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 결의에 기권하는 등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멕시코, 코스타리카, 가이아나, 세인트루시아 등 4개국은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과의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모든 옵션을 고려해달라”고 자신을 지지하는 서방 각국에 촉구했고, 미국은 그간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대다수 중남미 국가는 미국의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날 브라질 역시 “브라질 정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브라질 영토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 개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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