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19’에 국내 통신3사 수장이 총출동했다. 3월 말 예정된 전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3인3색’ 5G 전략을 들어봤다.
◇박정호 “5G시대엔 AR가 대세… 자체 제작 콘텐츠 역량 강화”
“5G 시대에는 증강현실(AR)글라스가 TV, PC를 대신할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라마르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부터는 AR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직까지는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로 가상현실(VR), AR 등을 체험할 수 있는데, 기기가 무거운데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려면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5G 시대가 되면 훨씬 가벼운 무선 AR글라스가 대중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선보일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계획도 공개했다. 박 사장은 “미국 매직리프와 국내 사업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매직리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AR글라스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개발업체다. 그는 “MS와도 지속적으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AR 기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를 더 업그레이드 해 AR글라스 콘텐츠로 활용하고 해리포터를 이용한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AR뿐 아니라 자체제작 콘텐츠 역량도 대폭 강화한다. 그는 “티브로드 인수가 확정되면 자체제작 콘텐츠를 생산, 제공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며 “K콘텐츠로 해외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도 추진해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창규 “원격 의료ㆍ자율 주행 등 B2B 분야서 새 가치 창출”
황창규 KT 회장도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간담회를 열고 “4G 시대는 개인 간 무선 통신이 주요 용도였지만 초고속, 초저지연이 특징인 5G 시장은 B2B(기업간 거래)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5G가 상용화되면 빨라지는 속도만큼 이동통신 요금이 올라가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5G 사업모델을 스마트폰 요금제에 국한해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는 게 황 회장의 판단이다. B2B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고, 사회의 안전성을 높이는 서비스의 기반 기술이 5G라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5G 하면 자율주행차가 주는 편리함만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자율주행 기술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아주 정교하고 월등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KT는 원격의료, 자율주행 등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B2B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현회 “글로벌 파트너 협력 강화…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할 것”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시대를 맞아 통신과 방송 업계가 크게 변하고 있고 최근 LG유플러스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인수를 발표했고, 이후 SK텔레콤이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 인수합병(M&A)을 공식화하면서 차세대 미디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 VRㆍAR 콘텐츠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5G 기반 게임 발굴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구글과의 VR 콘텐츠 공동 제작, 넷플릭스 인터넷(IP)TV 제휴 등에 이어 글로벌 기업과 파격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 부회장은 “4G에서도 사용자들은 대용량 초고속 콘텐츠를 경험했고 5G에선 그 수요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세계 최고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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